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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20081107-08 쑥이 생파 & 이튿날 뒷풀이

11월 7일은 오후 off였기 때문에 점심 무렵에 퇴근했는데 그 때까지 주말을 이렇게(?) 보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더랍니다. 퇴근 후 집에 와서 아내와 같이 앞서 글에서 소개했던 길담서원에 들러서 쑥이 생일 선물로 책을 사고는 숙대입구로 갔습니다.
아직 다른 친구들은 오지 않고 쑥이랑 둘이 먼저 술집을 찾아 들어갔습니다. 쑥이가 인터넷으로 보고는 처음 찾아간다는 그 곳은 50년 전통의 "털보" 부대찌개, 스테이크 집이었습니다. 부대찌개 집에서 흔히 하는 각종 고기와 소시지 등을 철판에 볶아서 먹는 메뉴가 있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여기서 1차를 시작하여 대장정에 돌입하게 됩니다.

사진과 함께 사건의 전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주인장의 사진에서 뭔가 강력한 포스가 뿜어져 나옵니다. 멘트도 심상치 않습니다. "옛날에도 오시더니 오늘도 오셨군요." 무언가 자신감과 여유가 느껴지는 말이며, 한번 온 다음에는 계속 와야 할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방송에도 많이 나온 것 같습니다. 모듬 안주를 시켜서 먹었습니다. 맛은 뭐 그냥저냥입니다. ^^;



가운데 오늘의 생일파티 주인공 쑥이 사진과 함께 1차에 참석한 여러 사람들의 사진들입니다. 이제는 후배들도 모두 서른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벌써 이 아해들을 본지도 10년 정도씩은 되었네요. 세월이 참 유수와 같고, 날아가는 화살 같습니다.



1차를 마치고 2차로 '해물퓨전포차 조치조치'로 갑니다. 이 때 인원수가 제법 되었기 때문에 큰 자리를 요청했더니 2층으로 가라고 합니다. 다른 손님들이 없었기 때문에 우리가 가운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놀았습니다.



정우의 저 표정은 어쩌다 본 듯 했는데 어쩌다 짓는 표정이 아닌가 봅니다. 주로 선배들과 찍을 때 짓는 표정인거 같습니다. 전에 조굥과 찍었던 사진에서도 본 표정입니다.
이 날 오랜만에 보는 사람들도 왔었는데요, 결혼식 이후 처음 봤던 다솜이, 오랜만에 봤는데 금방 가야해서 아쉬웠던 민지, 그리고 이 날의 서프라이즈로 부산에서 연락도 없이 올라온 조굥까지.. 반가웠습니다.



1차에서 못했던 케익에 생일 노래도 불러주고 기념 사진 포즈 사진도 찍어둡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달려줍니다. 더구나 조굥은 2차 중간에 저에게 오랜만에 올라왔다고 오늘 밤을 책임지라고 합니다.
'음..술을 더 먹기 전에 집에 연락을 해야겠다.'
전화를 합니다.
"난데, 조굥이 부산에서 올라왔는데, 오늘 책임지라고 하네. 집에 데리고 가서 재우면 안될까?"
아내가 생각보다 순순히 허락해 줍니다. 거실에서 재우기로 하고 맘 편히 술을 먹습니다. 많이 먹습니다. 취합니다. -_-;;;



그랬던 저보다 조굥이 더 많이 먹습니다. 더 많이 취합니다. 2차 막판의 제 상태를 보는 것처럼 사진이 심령 사진으로 찍혔습니다. 3차를 가서 조금 있다 조굥을 데리고 집으로 옵니다.
집으로 와 보니 아내가 거실에 이부자리를 깔아놨습니다. 조굥을 거기에 눕히고 저도 방에 들어가 잤습니다. 다음 날...
조굥은 자신이 왜 우리 집에서 잤는지 모른답니다.-_-;;
"어제 니가 나한테 책임지라고 해서 내가 우리 집 가자고 했더니 알았다고 했잖아."
기억에 없답니다. 그러나 결혼 전에 자주 와 보았기 때문에 금방 적응합니다. 아내가 차려준 아침을 다 같이 먹고 토요일 오전을 거실에서 같이 빈둥거리며 놉니다. TV도 보고 잠도 잡니다.

오후 2시가 넘어 조굥이 부산에서 가져온 짐을 홍제동 집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고 하여 차로 태워다 주기로 합니다. 점심은 밖에서 먹기로 하고 아내도 바람 쐴 겸 같이 나섭니다. 집 근처에서 곰탕으로 점심을 먹고 홍제동으로 가서 짐을 내려놓습니다. 그런데 이동 중에 산악회 산행 후 뒷풀이로 낮술을 먹고 있던 일행에게 전화가 옵니다. 오라고..-_-;;
결국 수락산역으로 가려고 했던 조굥이었지만 도중에 산악회 술자리가 끝났다는 소식에 잠시 좌절하다 그 자리에 있던 경훈형과 상구를 우리 집에서 만나기로 합니다. 그리고 이 날 무슨 날이었는지 종로에 있던 원근네도 술 한잔하자고 전화가 옵니다. 결국 종로에서 원근네를 차로 픽업하여 우리 집으로 와서 다같이 술 한잔 하기로 합니다.



만들기 힘들어서 안주는 대부분 사서 들어갔습니다. 족발, 상구가 사온 불곱창, 집에 있던 잡채에 치킨까지 제법 푸짐합니다.



전작이 있던 경훈형과 상구와 전날의 레이스로 컨디션 난조였던 조굥과 저로 인해 술 먹고 싶었던 원근네가 아쉽지 않았을까 합니다. 참고로 이 당시 출산 준비를 위해 친정에 가 있던 보담 엄마는 일주일 후에 건강하게 보담이를 낳았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에는 보담이의 정식 이름이 정해졌네요. '박선우'입니다. 이쁩니다.)




술 한잔씩 마시다가 밤에 다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중간에 경훈형의 같은 질문 물어보기 신공(보담이 예정일을 어찌나 궁금해 하던지요.ㅎㅎ)과 사진으로 올리지 못한 '시츄에이션'까지 재미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경훈형네도 예정일이 일주일도 안 남았군요. 건강한 출산을 기원합니다. 인숙언니 화이팅입니다.^^

그리고 다음 날인 일요일에는 당직이라 출근하여 오후 1시까지 근무하고 2시부터 운동(농구)을 했습니다. 샤워하고 집으로 오니 5시가 넘었지요. 아내와 둘이 침대에 누워 주말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주말이 더 힘들다라는 얘기를 나누며 뒹굴거렸지요.ㅎㅎ

오랜만에 본 조굥 반가웠고, 다들 또 봅시다.

마지막으로,

"쑥아, 생일 축하한다. 너도 이제 빼도박도 못하는 30대...후후후"

- 冊지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