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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이천 안단테 펜션, 테르메덴 온천 다녀왔어요.

포항에서 증조할머니를 뵙고 곧바로 이천에 있는 안단테 펜션으로 향했습니다.
그동안 예준이 돌보시느라 바깥 나들이가 없으셨던 장모님과 온천이라도 한번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이천에 있는 테르메덴 온천에 가기로 하고 근처에 있는 펜션 중 안단테라는 곳을 예약했습니다. 극성수기인지라 그야말로 가격대가 ㅎㄷㄷ했지만 조용하고 깨끗했던 곳이었습니다.
아내와 예준이, 저는 포항에서 차로 곧바로 펜션으로 이동하고, 장모님과 형님은 서울에서 내려오셔서 펜션에서 합류하였습니다.



역시 밖에 나오면 남자들이 음식 준비를 하는 법입니다. 더구나 형님께서 남자 중에서도 제일 어른이 준비하는 거라고 하시며 거의 다 하셨습니다. 저는 옆에서 상차림을 돕거나 간단한 심부름만 했습니다. 펜션 근처에 있는 백암으로 나가 장을 보았습니다. 바베큐 구이 재료 등으로 냉장고 안이 제법 푸짐해 보입니다.



펜션에 오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첫 날에는 내부만 제대로 구경합니다. 우리가 묵었던 느낌표룸에는 큰 거실과 작은 침대방, 그리고 2층에는 조그마한 다락방까지 있었습니다. 집 구조가 약간 독특해서 침대방은 거실에서 몇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 반지하 비슷하고, 다락방은 내부 나무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겨울에 따뜻함을 안겨 주는 벽난로도 있고, 안락한 흔들의자와 티테이블 등 깔끔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외부 테라스에서 본격적으로 바베큐를 구워 먹습니다. 고기에 버섯, 소세지, 새우까지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구우면서 먹고, 먹으면서 마시는 흑맥주 한잔이 맛있었습니다. 작은 아버지께서 사주신 포도까지 입가심으로 먹었습니다.



이 날 맥주, 소주, 막걸리, 와인 등 주종은 다양했지만 거의 한두병씩 정도로 조금씩만 마셨습니다. 굵은 소금 위에 새우를 구워서 먹었습니다. 긴 여행에 피곤해서 적당히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형님은 마지막 마무리까지 정리하고 주무셨습니다. 다시한번, 고맙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부지런한 세 명(장모님, 아내, 예준이!)은 펜션 근처를 산책합니다. 펜션 바로 앞에 있는 두창저수지의 풍경이 아주 평화롭고 운치있습니다. 펜션도 아기자기하게 예쁜 모습입니다. 펜션은 실제보다 사진이 조금 더 이쁘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보이는 이 아침풍경을 물론 저와 형님은 자느라 못 보았습니다.



외할머니와 유모차 산책 중이던 예준이가 바로 옆 방에 머물던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예준이가 잘 생겼다고 하면서 "애가 어깨가 떡 벌어졌네요."라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갓난 애 어깨가 벌어져 봐야 얼마나 벌어진다고..ㅎㅎ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서 한참 후에야 저와 형님이 일어납니다. 저는 거실에서, 형님은 다락방에서 잤습니다. 잠에서 깨자마자 형님은 라면과 햇반, 소세지부침 등으로 훌륭한 아침상을 차리셨고, 저는 비몽사몽간에 쌩쌩한 예준이랑 함께 놉니다.



휴가철이라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챙겨서 일찍 테르메덴으로 향합니다. 중간에 네비가 안내하는대로 가다보니 길도 잘 꾸며져 있고, 주변 풍경이 아주 빼어난 도로를 지났습니다. 모두들 우리 나라 같지 않다며 감탄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은 우리가 길을 잘못 알고 들어간 골프장 내부 도로였습니다.-_-;;
우여곡절 끝에 찾아간 테르메덴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덕분에 비치 의자를 확보하지 못해 조금 불편했습니다. 아기가 있는데 마땅히 앉아 있을만한 곳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에서 미리 알아본 것처럼 이 곳은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닙니다만, 비수기처럼 사람이 별로 없을 때 어린이(3~7세 정도?)를 데리고 오면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내부 풀과 외부 풀을 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 물길로 드나들 수 있도록 되어 있었고, 작긴 하지만 여러 가지 종류의 온천탕도 있었습니다.



이 날 예준이는 초반에 보행기튜브를 타고 재미있게 놀긴 했습니다만, 전반적인 컨디션 난조로 주로 저와 함께 돌아다니면서 구경을 했습니다. 예준이가 조금 더 큰 후에 다시 한번 오면 잘 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 사이에 장모님과 형님, 아내는 오랜만에 육아의 부담(?)을 벗어나서 물놀이를 즐겼습니다.
테르메덴 내에 푸드코트가 있었지만 사람도 많고 좀 번거로워 보여서 더 놀다가 아예 조금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이천에 왔으니 쌀밥정식을 먹어보자고 해서 네비로 놀부집을 찍고 찾아갔습니다. 오후 3시 무렵이었음에도 사람이 많아서 조금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놀부집 외부에 있는 이것저것을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그 사이에 예준이가 배고파해서 분유를 타서 먹입니다. 녀석은 분유를 먹고 기분이 좋아졌는지 식당에서 내내 소리를 내면서 놀았습니다. 이 날 아침 식사 무렵부터 하루종일 예준이는 소리를 지르며 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주문을 하면 차려진 상을 통째로 들고 오는 놀부집의 정식으로 늦은 점심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워낙 짧았던 여름 휴가인지라 여유있게 돌아다니지는 못했지만, 나름 알차게 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내년 여름 휴가에는 예준이가 뛰어다니겠지요. 긴 여정을 잘 견딘 예준이가 대견스럽습니다.
모두들 남은 여름 건강하게 보내기를 바랍니다.


- 冊지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