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여름 휴가 기간을 이용하여 포항에 계시는 저의 할머니, 예준이의 증조할머니를 뵈러 다녀왔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작은 아버지댁에서 지내고 계시는데 몇 년전 뇌졸중으로 인해 몸의 왼쪽편이 불편하십니다. 할머니께서도 사진으로만 예준이를 보셨기 때문에 많이 보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럼 예준이와 증조할머니의 역사적인(?) 만남을 함께 보시겠습니다.
나중에 기사를 보고 알았던 사실이지만 저희가 출발했던 8월 1일(토)은 전국적으로 약 410만여대의 휴가 차량이 이동을 했던 날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전국이 휴가 인파를 북적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예준이 때문에 휴게소에서도 조금 오래 쉬기도 했지만 이 날 포항까지 약 11시간의 이동 시간이 걸렸습니다.
윗줄 사진은 출발하기 직전 아파트 단지에서 찍은 사진들로 아내나 예준이나 나름 상태가 괜찮습니다. 가는 길에 예준이가 배고파 하기에 갓길에 차를 대고 분유를 먹이기도 했습니다.
엄마아빠의 걱정과는 달리 예준이는 카시트에 아주 잘 적응하여 잠을 자거나 창밖을 쳐다보며 잘 견뎌주었습니다. 카시트의 각도를 조절해서 자기 편하게 뉘여주면 금방 잠을 자고, 조금 칭얼거릴 때는 잠깐 안아주면 신나게 놀다가 다시 카시트에 앉고는 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엄마아빠보다도 예준이 컨디션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어른들도 힘든 여정을 잘 견뎌준 예준이가 대견스럽습니다.
요즘 한창 손가락을 빠는 예준이가 손수건을 입에 물고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짓습니다.
힘든 교통 체증을 이겨내고 드디어 포항 초입에 들어섰습니다. 여기에도 차가 밀려서 서행을 하고 있는데 오른쪽으로 MB의 고향마을 표지판이 보입니다. 빠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재직 중인데도 무슨 명승지처럼 이 정도라면 퇴임 후에는 본격적인 조성 작업(?)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아빠가 무슨 생각을 하던 상관없는 예준이는 장시간의 이동에도 불구하고 생생한 표정입니다. 오른쪽 제일 아래 사진에 눈빛이 똘망똘망합니다. 11시간의 자동차 여행을 하고 있는 생후 6개월 아기의 얼굴이라고는 믿을 수 없습니다.-_-
드디어 증조할머니를 만난 예준이입니다. 할머니께서 오른손으로 예준이를 보듬고 안아 주시자 예준이도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씩 하던 낯가림은 볼 수 없고 증조할머니와 잘 어울립니다. 할머니께서는 외증손자녀들은 이미 몇 명을 보셨지만 친증손자는 처음입니다. 할머니의 시아버지 - 제 증조부가 되겠지요.- 부터 제 할아버지, 아버지, 저, 예준이까지 5대에 이르는 공씨 집안 남자들을 보시게 되었습니다. 요즘 재활운동을 다니시면서 살도 많이 빼셨는데 건강하셔서 예준이 커가는 모습들 많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예준이는 이 날 작은 어머니께 특히 이쁨을 많이 받았습니다. 슬하에 3남매를 두신 작은 어머님이지만 이미 다 커버린지라 갓난 아기가 특히나 반가우셨나 봅니다. 예준이가 몇 번 예쁜 짓을 하자 눈을 떼지 못하셨습니다. ^^
저녁을 먹고 잠든 예준이는 작은 어머니께 맡겨두고 아내와 작은 아버님, 저까지 셋이 근처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산책 후 바닷가를 따라 들어선 수많은 가게들 중에서 조개/새우구이 집에서 소주를 한잔 먹었습니다. 포항의 조개구이는 왼쪽 가운데 사진에서 조그만 그릇에 담겨있는 양념장(?)을 섞어서 먹는 것이 특이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매운 양념에 양파, 청양고추 등을 썰어서 만든 양념장을 구워지고 있는 조개에 얹거나 다 구워진 조개에 비벼서 먹었습니다. 나름 색다른 맛이었습니다. 소주는 경북 지방의 지역주인 "참소주"인데 제조회사가 금복주입니다. 예전 입대 전 친구와의 여행 중에 안동에서 마셨던 참소주가 생각났습니다.
간단하게 마신 후 사촌동생(작은 아버지 둘째 딸)이 알바하고 있는 레스토랑에 들러서 차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같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예준이는 자다가 깨어났는데 작은 어머니가 분유를 타서 먹여주자 금방 다시 잠들었다고 합니다. 작은 어머니가 너무 순하다고 신통해 하셨습니다. ^^;
다음 날 아침 일찍 깬 예준이와 할머니가 침대에서 놀았습니다. 할머니께서는 애기가 하룻밤을 있었는데도 우는 소리가 한번도 들리지 않는다고 순하다고 말씀하십니다. 윗줄 가운데 사진과 중간줄 왼쪽 사진은 집에 있을 때 예준이가 할아버지와 자주 그러는 것처럼 작은 아버지께서 베란다에 데리고 나간 모습입니다. 뒷모습 실루엣이 친할아버지와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애기 한 명의 짐이 장난이 아닙니다. 조수석에는 각종 짐가방들로 가득찼습니다.
아랫줄 사진들은 예전 제 할아버지와 할머니께서 사셨던, 그래서 제 아버지와 숙부, 고모님들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집이 있던 마을에 잠시 들렀던 모습입니다. 지금은 오래된 양곡장(정미소인가?)과 도로만이 예전 모습을 알려주고 있지만 저도 자주 갔던 곳이라 옛 기억들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작은 아버지가 아내에게 간단히 설명해 주기도 하셨습니다.
대구 근처 남산면에 살고 계시는 큰 고모댁에 들렀습니다. 자주 못 내려가는 만큼 한번 내려갔을 때 가능하면 다 뵙고 오자는 작은 아버지의 제안이었습니다. 여기에 경산에 사시는 셋째 작은 아버지 가족과 둘째 고모 아들 - 제 고종 사촌 남동생- 가족까지 함께 모였습니다. 예준이에게는 고개만 돌리면 (작은)할아버지요, (고모, 작은)할머니였습니다.^^;
큰 고모와 셋째 작은 아버지께서도 예준이를 처음 보시기 때문에 다들 안아보시고 눈을 맞춰 보십니다. 윗줄 가운데 사진은 예준이에게 5촌 고모가 되는 제 사촌 여동생입니다. 촌수 불어나는게 참 순식간입니다.
둘째 고모의 아들 가족입니다. 저와 첫째 고모의 아들, 둘째 고모의 아들은 모두 동갑내기입니다. 그런데 아주 어렸을 때부터 제 할머니께서 서열이 있어야 한다고 하시며 생일(월)을 기준으로 제가 첫째, 큰 고모 아들이 둘째, 둘째 고모 아들이 셋째로 정하고 꼬박꼬박 형으로 부르게 하셨습니다. 지금도 말은 반말을 하지만 호칭은 형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윗줄 왼쪽 사진이 둘째 아이인 딸이며, 오른쪽 사진이 큰 아이인 아들입니다. 아이들이 모두 피부도 하얗고 똘망똘망하게 생겼습니다. 고맙게도 예준이 옷을 사다 주었습니다. 제수씨에게 감사합니다.
제 할머니께서 슬하에 7남매를 두셨기 때문에 자손이 많습니다. 극히 일부만 모였는데도 많습니다. ^^;
큰 고모께서도 이미 오래 전에 할머니가 되셨고, 얼마 후에는 작은 아버지들께서도 할아버지가 되실 것입니다.
셋째 작은 아버지와 작은 어머니께서 예준이를 안아 보십니다.
윗줄 왼쪽 사진은 작은 아버지 입장에서는 둘째 누나의 손자를 안아보시는 모습입니다. 형제자매가 많으니 아직 젊으시지만 순식간에 할아버지가 되어 버리셨습니다.
주혁이 아빠가 예준이와 반갑게(?) 마주봅니다.
큰 고모 댁을 나서서 상경하던 길에서 아내가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내려가는 길에도 운전을 했었는데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혼자서 이틀간 열 대여섯 시간을 운전했으면 많이 힘들었을텐데 아내 덕분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고속도록 주행은 처음인데 잘 운전합니다. 제가 처음 고속도로를 운행했을 때보다 속도를 더 내는 것 같습니다.-_-;
가운데줄 왼쪽 사진은 머리에 땀이 많은 예준이를 위해 손수건을 깔아 준 모습입니다. 자다가 놀다가... 예준이가 가장 여행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중간에 선산휴게소에 들렀습니다.
휴게소 안에는 수유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독립된 공간이 있는 것만으로도 엄마와 아기들에게는 좋습니다.
이틀에 걸친 머나먼 여정이었지만 예준이가 잘 따라와 준 것이 너무 대견스러웠습니다.
다음에는 연이어 다녀왔던 경기도 이천의 펜션과 온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 冊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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