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블로그에 올린 글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의외로 지난 번 '이음책방'에 대한 반응이 좋은 것 같아 책방 소개를 한군데 더 하려고 합니다.
인터넷으로만 간간히 소식을 들었던 책방을 지난 번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 곳은 '길담서원'입니다.
길담서원은 성공회대에서 평화학을 가르치는 박성준 교수가 올해 2월에 문을 연 인문학 서점입니다.
박성준님은 한명숙 전 총리의 남편으로도 유명한데 한명숙 전 총리는 결혼 6개월 만에 남편 박성준님이 투옥되고 이 후 약 13년 반 동안의 옥바라지를 하게 됩니다. 2007년에는 이 때 주고 받은 편지들을 묶어 "사랑은 두려워하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펴내기도 했습니다. 이들 부부는 아들의 이름을 부부의 성을 따서 '박한 길'로 지었다고 합니다. 이 '길'자와 박성준님의 친한 후배의 아이 이름인 '담'을 붙여 길담서원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경복궁 옆에 위치한 이 곳은 '길'과 '담'이 어우러져 있어서 이름과 어울리기도 하고, 길(吉)한 이야기(談)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 정했다고 합니다.
길담서원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만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북카페처럼 음료를 팔기도 하고, 어린이와 부모님을 위한 공간도 있으며, 공부/영화/음악 모임과 함께 주말에는 문화 행사가 열리기도 하는 문화 공간이기도 합니다.
대략 5,000여 권 정도가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데 주로 인문학, 여성, 생태, 아동 등의 책들이 있습니다. 이 책들은 박성준님이 대학로의 이음아트와 부산의 인디고서원을 참고하여 구성하였다고 합니다. 직접 가서 둘러보니 책이 많다고 하면 많고 적다고 하면 적을 수 있는 수준인데 빽빽하게 꽂아넣을 생각은 아니신 것 같았습니다.
또한 영화 <비포 선셋>의 남녀 주인공이 10년 만에 조우한 장소로 유명한 파리의 '세익스피어&컴퍼니'처럼 꾸미고 싶었다고 합니다. 길담서원의 외벽은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바깥의 골목길을 그대로 볼 수 있으며, 박성준님은 2층을 빌릴 수 있다면 '세익스피어&컴퍼니'처럼 갈 곳 없는 예술가들을 위해 만들었던 게스트하우스처럼 꾸미고 싶다고도 합니다.('세익스피어&컴퍼니'에는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다고 합니다. "낯선 사람에게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그들은 천사일지 모르니깐요.")
사실 제가 길담서원에 갔을 때는 위의 내용들은 거의 모르고 갔었습니다. 별 배경지식이 없어도 이 곳은 몇 가지 점에서 사랑스러운 서점입니다. 먼저 분위기가 북카페와 같아서 차와 함께 편히 책을 읽기에 좋습니다. 또한 위치상 삼청동, 경복궁, 광화문, 청와대, 인사동 등과 인접해 있기 때문에 가족, 연인과 함께 나들이 코스로 들르기에도 좋습니다. 연인과 함께 삼청동 길을 산책하고 경복궁을 끼고 돌아 길담서원에서 차 한잔과 함께 책을 본다거나 아이들과 함께 경복궁 혹은 청와대(지금도 개방하는지 모르겠네요.)를 구경하고 들러보셔도 좋을듯 합니다.
그럼 사진으로 함께 보시죠.
길담서원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2번 출구로 나와 약 200미터 정도 걸어서 우리은행 주차장을 끼고 골목 안으로 쏙 들어가면 보입니다. 이 길은 자하문으로 가는 길인데 은행나무가 예쁘게 물들어 있어 아름답습니다. 2번 출구로 나와 계속 직진하다 보면 위의 사진에 있는 것처럼 노란색 꽃집 간판이 보이는데 꽃집 바로 앞에서 왼쪽 골목을 보면 '삼다도'라는 간판이 보입니다. 거기서 살짝 좌측을 보면 길담서원의 간판도 보이죠. 골목 안으로 들어가시면 왼쪽에 있습니다.
길담서원의 바깥 풍경입니다. 기둥을 사이로 통유리가 있고, 팔고 있는 차의 종류를 알리는 안내판, 서점 입간판, 작은 꽃화분들, 작은 서원 간판이 맞이해 줍니다.
이 곳은 박성준님의 개인 공간이라고 합니다. 서가도 꾸며놓으셨고 개인 책상과 테이블이 있습니다.
출입문 안쪽 앞에서 우측 벽면 쪽을 찍은 사진입니다. 인문학 책들이 우측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고, 제일 안쪽으로 보이는 공간이 아동용 도서가 있는 곳입니다.
출입문으로 들어서서 바로 오른쪽으로 창문에 맞닿아 있는 작은 테이블과 의자, PC가 보입니다.
아동용 도서가 있는 공간입니다. 작은 테이블과 의자가 있어 아이와 함께 앉아 책을 고를 수 있습니다.
테이블에는 글자를 조합해 찍을 수 있는 고무 도장 놀이세트(?)가 있더군요.
사진 오른쪽으로 살짝 보이는 메모판을 보니 아래와 같이 누군가 도장을 찍은 메모지가 붙어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이뻐 보입니다. '미래 엄마'님 좋으시겠어요, 이쁜 딸 두셔서..^^;
안쪽에서 출입문을 바라보고 출입문 우측을 찍은 사진입니다. 창쪽으로 책을 배열해 놓고 벽면으로도 책이 꽂혀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다시 우측으로 돌아서 찍은 사진입니다. 간단한 차와 음료를 팔고 책값을 계산하는 카운터가 있습니다. 제가 갔던 날에는 박성준님은 계시지 않고 다른 직원께서 일하고 계셨습니다. 사진을 찍어도 괜찮냐고 물어봤는데 흔쾌히 찍으라고 하셨습니다.^^
예쁜 테이블과 의자가 있습니다. 차도 마시고 책도 읽고 담소도 나눌 수 있습니다.
당시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 이 사진을 보니 천장의 조명도 예쁘군요.
주말에 가벼운 나들이가 생각나신다면 길담서원 일대를 둘러보시면 어떨까요?
제가 말씀드린 코스에다 길담서원 근처에 있는 유명한 '토속촌 삼계탕'에서 점심을 드신다면 더욱 알찬 나들이가 아닐까 싶습니다. 삼계탕 집은 길담서원과 제일 가까운 곳에 있는 맛집이라서 말씀드린 것이지만 삼청동이나 광화문 일대에는 워낙 맛집들이 많기 때문에 골라 먹는 재미도 있겠네요.
아래에 길담서원 까페를 링크해 놓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놀러가 보세요.
길담서원 인터넷 까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기까지가 회사 블로그에 올린 내용이구요, 아래는 제 블로그에서 추가한 내용입니다.
서점을 나와서 지하철 타러 가는 길에 미리 봐두었던 노점에서 호떡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사진에 나와있는 고무 도장으로 아내가 찍은 것입니다. 살이 찐 저를 보고 '배때지'라고 놀리고 있습니다. -_-;;;
그리고...저도 얼마 후에는 '아빠(아범)' 소리를 자연스럽게 듣겠지요. 둥이어멈과 둥이아범은 둘 다 배가 나와서도 잘 돌아댕겼습니다.-_-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촘스키, 우리가 모르는 미국 그리고 세계 (0) | 2008.12.03 |
---|---|
(만화) 도쿠가와 이에야스 (2) | 2008.12.01 |
여행의 기술 (4) | 2008.11.10 |
'이음책방'을 아시나요? (2) | 2008.11.03 |
안녕, 언젠가 (2) | 2008.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