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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책을 고르는 몇 가지 기준



책을 선정할 때 고려하는 기준이 몇 가지 있다.
신문, 블로그, 잡지 등의 서평, 책소개를 보고 고르는 경우는 여기에서 제외한다.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직접 책을 둘러보면서(browsing) 고를 때의 경우이다.

그리고 이렇게 책을 휘적거리며 고르는 시간은 - 특히나 여유로운 상황이라면
더더욱 - 울트라캡숑 킹왕짱 소중한 시간이다. 생각만 해도 좋다.

시작하기에 앞서, 제목과 표지는 이 기준에서 말하지 않겠다. 제목과 표지만 가지고도
할 말이 많을 것 같기에 다음 기회를 기약해 본다. (다음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는
신당동 마복림 할머니 말씀처럼 "며느리도 몰라." 별 씨잘데기 없는 것에 가끔 관심을
보이는지라 포털 검색을 통해 "며느리도 몰라"로 검색해 봤더니 아직도 많은 곳에서
쓰이는 듯. 초대박 광고 멘트가 아닐까 생각했다는. 심지어 '네이놈' 지식X에서는
이 말의 기원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오고가는 따스한 모습이 보이기도..-_-;; )

잡설은 그만하고 이제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본다.
(무한도전에 가끔 오프닝만 한시간했다는 내용이 나오던데 그런 느낌인걸? -_-)

1. 지은이가 어떤 사람인지 확인한다.
대학 때 전공 과목에서 배웠던 내용 중에 '정보원을 평가하는 기준 중에 권위도 포함되어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 여기서 권위란 정보원(책)의 내용을 보증해 줄 만한 신뢰성을
가졌는가를 평가하는 요소이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유명한 이유는 집필진의
신뢰성이 높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이건 수업 시간에 배웠던 내용이고, 실제 내 경우는 약간 다르다. 내가 지은이를
확인하는 것은 '최소한 이 사람이 책의 주제에 대해 글을 쓸만한 사람인가?'를 어림잡아
판단해 보는 것이다. 책을 쓰는 사람들은 모두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고 쓸만한 뭔가가
있는 사람들..........일 거라고 흔히들 오해하기 쉽다. 대부분의 경우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름값이나 지위를 이용하여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쓴 글은 쓰는 사람에게도 고역이었겠지만 읽는 사람도
죽을 맛이다. 더구나 나처럼 한번 읽으면 어지간해서는 끝까지 읽어야만 하는 일종의
강박증 환자같은 독자라면 더더욱 환장할 노릇이다. 다 읽고 나면 울고 싶어진다.-_-;;
하나 더. 기존에 알고 있고 좋아하는 지은이라면 책을 선택할 때 큰 플러스가 된다는
것은 '박명수가 2인자'인 것만큼 당연하다. (무한도전 팬이라는게 들통나는구나. 벌써
무한도전 얘기를 두번이나.-_-)

2. 목차를 훑어본다.
제목이나 지은이를 확인해 보면 대충 어떤 내용일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까지만
확인하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목차도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한다. 목차를 보면 대략적인
글의 얼개를 알 수 있다. 음, 이런 문제의식으로 출발해서 이런 방법으로 시도해서 저렇게
해결했구나 하는 정도..독립적인 chapter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소제목들만 살펴봐도 감이
온다. 목차를 확인하지 않고 읽었다가 용두사미처럼 거창한 문제제기 후 흐지부지한 결말을
보면서 책을 다 읽고 났는데 화장실 갔다 제대로 뒷처리 안하고 나온 것처럼 찜찜함을
온몸으로 느끼는 참변을 당할 수도 있다.

3. 아무 부분이고 2~3페이지를 연속으로 읽어본다.
이것은 지은이의 글 스타일을 판단하려고 하는 것이다. 책의 아무 부분이고 펼쳐서 두세
페이지를 읽어보면 어떤 스타일의 글쓰기인지 알게 된다. 글의 호흡이 짧은지 긴지,
진중한지 경쾌한지, 쉽게쉽게 넘어가는지 행간을 많이 봐야하는지 등을 알 수 있다.
흡사 소개팅하기 전에 싸이에 먼저 들어가서 훑어보고 내 스타일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과 같은......................지는 잘 모르겠다.-_-;; 사실 유명하고 좋은 책이라고 해서
모두 읽기 편한 것은 아니다. 이번 항목은 '기왕이면 다홍치마' 정도가 되겠다.

4. 더 읽을거리를 안내해 주는지 살펴본다.
흔히 참고문헌을 통해 더 읽을거리를 찾고는 한다. 참고문헌을 제공하지 않는 책들도 많은데
주석이나 본문을 통해서 알려주는 것도 좋다.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어서 책을 한권 읽고
다른 책을 읽고자 하는데 안내해 주지 않는 책은 돌아앉은 돌부처마냥 야속하다. 반면에
나는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이런 것들을 참고했고 저런 것들도 읽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친절히 알려주시는 지은이들이 계신다. 없던 독서욕구도 만들어 주시는 분들이다.


이 정도로 대충 살펴봤다.
이 외에도 몇 가지 기준들이 더 있다. 가격(중요하지), 출판사(믿고 좋아하는 출판사가
몇군데 있다), 판차사항(개정판이 나왔을 수도 있잖아), 페이지수(너무 짧거나 길면
아쉽거나 지루하거나) 등.

서점에서 위에 있는 것처럼 이런저런 것 둘러보면서 돌아다니다 보면 한두 시간은 후딱 간다.
와이프랑 둘이 서점에 가면 처음에는 같이 돌아다니다 나중에는 따로따로 돌아다닌다.
관심있는 주제가 다르고 고르는 기준이 다르고.
재미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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