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초/중순 동안에 찍었던 사진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제가 어디에선가 본 바로는 아기들은 엄마 뱃속에서부터 기본적인 면역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그 효과가 생후 약 6개월 정도까지 지속된다고 합니다. 예준이는 8월이 그 시기에 해당되었는데 그 때문이었는지 가벼운 잔병치레를 좀 했습니다. 이유식을 먹였는데 제대로 된 응아가 나오지 않아 병원에 갔더니 가벼운 장염이라고 해서 약을 먹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감기도 살짝 왔었습니다. 덕분에 예준이는 생전 처음 약을 먹어 봤습니다.
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은 아픈데 없이 쌩쌩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예준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아파트 단지 산책을 나갔습니다. 집안에만 있다가 가끔씩 바깥 산책을 하면 예준이도 좋아하고, 저도 바람 쐴 겸해서 다니곤 합니다. 유모차에 뉘여 놓으면 별 표정없이 뚱하게 있습니다. 유모차를 타고 다니는 동안에는 바깥 풍경이 아무리 좋아도 별 반응이 없었는데 유독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에는 흥미를 나타냈습니다. 집중해서 쳐다보다가 나뭇가지가 소리를 내며 흔들리면 까르륵 거리며 웃기도 합니다.^^
조그마한 놀이터 옆 벤치에 앉아서 쉽니다. 벤치 앞쪽 놀이터에는 3~4살 가량 되는 아이들 몇 명이 놀고 있었는데 그 광경을 유심히 쳐다보는 예준이입니다. 확실히 아기들의 호기심은 대단해서 처음 보는 광경이나 소리 등을 굉장한 집중력으로 관찰하고는 합니다. 예준이도 B형이라서 그런지 뭔가에 '꽂히면' 굉장한 집중력을 보여 줍니다.
그나저나 제일 윗줄 왼쪽 사진에 인상 쓴다고 눈썹에 힘 준 모습을 보니 이 녀석도 한 성격하는게 아닐까 합니다.^^;
예준이는 얼굴을 비롯한 머리 부위에 땀이 많습니다. 제가 집에서 예준이를 볼 때 가끔씩 현관에서 유모차에 뉘여 재우고는 합니다. 그런데 요즘 같은 더위에는 한 5분 정도만 눕혀 놓아도 머리에 땀이 흥건합니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찍었는데 땀이 많다는 느낌이 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모차는 처음 재울 때만 이용하고 잠이 들면 바닥에 자리를 깔고 눕혀 놓습니다. 그러면 예준이가 알아서 뒤집으면서 자는데 그래도 부채질이나 선풍기를 틀어줘야 합니다.
부쩍 자란 예준이입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허벅지는 보기에도 튼실해 보이고 실제로도 다리 힘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리고 뒤집기 시작하면서 부각되는 up되어 있는 엉덩이입니다. 손, 발을 보면 불과 몇 개월 전에 비해 많이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손은 모기에 물려서 좀 빨갛게 부었습니다.
(왼쪽 위 사진) 이 날 오후에 있었던 제 친구 아기 돌잔치에 가기 전 차려 입은 예준이입니다. 아내가 얼마 전에 사 놓은 신발까지 신으니 정말 큰 아기 같습니다. 금방이라도 걸을 것 같습니다. ^^
(왼쪽 아래 사진) 할머니와 책을 읽는 모습입니다. 예준이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인 '사과가 쿵'을 보고 있습니다. 예준이가 내용을 알리는 없지만 어른들이 넘겨주는 페이지마다 뚫어지게 쳐다보는 예준이를 보면 아빠의 가장 큰 바람 중 하나인 책 좋아하는 아이가 되지 않을까 기대를 하게 됩니다.
(오른쪽 사진들) 이빨이 나려고 하는지 잇몸이 근질근질한가 봅니다. 예준이는 그냥 장남감과 치발기를 어느 정도 구분합니다. 뭐 대부분의 물건을 잡으면 입으로 가져가는 것은 비슷하지만 치발기를 주면 마치 그 물건을 용도를 알고 있는 것처럼 약간 인상을 쓰면서 잘근잘근 씹어(?) 줍니다. 손의 움직임이 발달하면서 제 손으로 손잡이를 정확히 붙잡고 입으로 가져갑니다.
감기약을 먹는 모습입니다. 물약에 가루약을 섞어 수저로 먹입니다. 약을 흘리면 안되니까 예준이 몸을 붙잡고 거의 반강제로 입에 수저를 밀어 넣어 줍니다. 그럼 사진에서처럼 처음에는 인상을 쓰고 잘 먹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몇 모금 꼴깍거리면서 먹어보면 맛이 달짝지근함을 곧 알게 됩니다. 그러면 나중에는 수저에 묻어있는 약까지 쪽쪽 빨아먹고는 웃습니다. 식성 좋다고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오른쪽 사진들은 땀을 너무 흘려 목욕하기 전에 손수건을 물에 적셔 간단히 머리를 닦아준 모습입니다. 저 헤어스타일에 아기용 정장과 나비 넥타이를 해 주면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런데 사진을 보고 있자니 머리를 붙여서 그런지 얼굴이 실물보다 훨씬 부어보입니다. -_-
예준이는 소리에 민감합니다. 특히 처음 들어보는 소리나 어디에서 나는지 모르는 소리는 무서워 하는 편입니다. 아내와 예준이가 같이 있는데 제가 하품을 하면서 소리를 냈는데 갑자기 예준이가 울먹거립니다. 조금 달래서 진정시킨 후 다시 그 소리를 내보았는데 좀 전처럼 또 웁니다. 몇 번 시험을 해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연속 사진으로 남겨 봤습니다. 장난꾸러기 아빠 덕분에 이 날 예준이는 여러 번 울먹여야 했습니다. ^^;
귀여움+코믹+깜찍+발랄한 예준이 모음 사진입니다.
머리에 뒤짚어 쓴 것은 윗옷인데 벗기려다 머리에 걸린 모습이 웃겨서 씌워 놓고 놉니다. 때마침 포즈도 잘 취해줘서 디스코 춤을 추기도 하고, 아이답지 않은 균형 잡힌 몸매를 과감히 노출합니다. 할머니의 장난으로 엄마의 운동 가방 속에 쏙 들어가기도 하고, 손수건으로 패션 감각을 뽐내기도 합니다.
요즘 예준이는 자기 의사를 분명히 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젖병을 보면 손을 뻗어 어서 달라는 몸짓을 하고, 누워 있기 싫으면 칭얼거리다가 어른이 다가가면 손을 들고 안아 달라고 보채기도 합니다. 웃기도 잘 웃고, 소리도 지르면서 점점 커가고 있습니다.
어른들의 관심 속에 아이는 부쩍부쩍 커가고 있습니다.
사랑한다.
- 冊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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